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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런 엿같은 사랑(줄거리, 멜로스릴러,감상)

by noeuli 노을이 2026.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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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 제목만 보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엿같은'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버젓이 들어가 있어서 그냥 자극적인 막장물이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1회를 틀었다가 결말까지 단숨에 달렸습니다. 기억상실 멜로와 범죄 스릴러를 단짠 조합으로 버무린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 줄거리 요약부터 제 개인적인 감상과 비판까지 정리해 봤습니다.

 

줄거리 — 거짓 남자친구와 진짜 첫사랑

드라마는 지문이 완전히 훼손된 채 발견된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신원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병원에서 눈을 뜬 이 여성 앞에 복싱 코치 장태아가 나타나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소개하죠. 그가 내민 증거라고는 달랑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뿐입니다.

사실 이 여성의 정체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부 검사 고지원이었습니다. 고지원은 거대 기업형 조직 미래에덴의 실세 백상길과 주민종 시장 사이의 비리 커넥션을 비밀 촬영하다가 발각돼 죽을 위기에 처했었죠. 그리고 그 조직의 핵심 인물이 바로 장태아였습니다.

여기서 드라마의 핵심 장치인 언더커버(undercover) 서사가 작동합니다. 언더커버란 신분을 숨기고 잠입하는 방식으로, 이 작품에서는 조직원 태아가 검사 지원을 보호하기 위해 '가짜 연인'으로 위장하는 구조로 활용됩니다. 단순한 기억상실 멜로에 그치지 않고, 신분 위장과 조직 범죄 수사가 맞물리는 방식이 꽤 촘촘했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복싱 대회에서 비리로 금메달을 빼앗긴 고등학생 태아의 억울함을 풀어준 게 당시 로스쿨을 꿈꾸던 지원이었고, 8년 전에는 지원이 오토바이로 쫓기던 태아의 목숨을 구해줬죠. 태아가 지원의 엉덩이 점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건 그날 밤 두 사람이 날이 밝을 때까지 나눈 대화 덕분이었습니다. 폴라로이드 사진도 그날 일본에서 꽃잎이 날리는 거리를 걷다 찍은 것이었고요.

지원이 태아를 믿게 된 결정적 장면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한겨울 맨발로 쫓겨났던 기억을 털어놨을 때, 태아가 그걸 기억하고 MP3와 양말을 선물로 준비해뒀던 거죠. 그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태아가 인생의 힘든 날마다 항상 비가 왔다고 고백했던 말이 겹쳐지면서 지원은 돌아섭니다. "비 앞에 혼자 서 있을 그 사람이 더 걱정된다면, 지금 이 마음은 믿어도 되지 않겠냐"는 스스로의 결론과 함께요.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유독 이 장면에 오래 머물렀던 건, 과거 제 연애에서 비슷한 장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내 말을 기억하는지 아닌지'가 그 사람의 진심을 가늠하는 가장 정직한 척도였거든요. 드라마는 그걸 아주 잘 알고 쓴 것 같았습니다.

  • 기억상실 + 신분 위장이라는 이중 구조로 긴장감을 유지
  • 15년에 걸친 세 번의 인연으로 쌓인 감정선이 설득력 있게 구성됨
  • 언더커버 서사가 단순 멜로를 스릴러로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로 작동
  • 결말에서 비가 태아에게 '불행의 상징'에서 '가장 행복한 날의 기억'으로 재정의됨
요약: 거짓으로 시작된 남자친구 행세가 15년 치 진심으로 채워진 사랑임이 드러나는 구조로, 멜로와 스릴러의 균형이 비교적 잘 잡혀 있습니다.

 

멜로스릴러 장르 — 기대와 실제 사이

일반적으로 멜로와 스릴러를 합친 장르는 어느 한쪽이 희생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로맨스에 무게를 두면 긴장감이 흐물거지고, 스릴러에 집중하면 감정선이 얕아지는 구조적 딜레마가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봤을 때, <이런 엿같은 사랑>은 이 균형을 꽤 잘 잡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멜로스릴러(melo-thriller)란 감정적 로맨스 서사와 서스펜스·범죄 요소를 결합한 장르입니다. 쉽게 말해 두근거림의 출처가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와 '이 사람이 나를 죽이려 하나'가 동시에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기억을 잃은 지원이 태아를 의심하면서도 끌리는 감정 자체가 그 두 층위를 오가는 구조로 짜여 있어서 초반부의 흡입력이 상당했습니다.

다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중반 이후 소통 부재와 오해 반복이 지나치게 길게 이어지더라고요. 캐릭터들이 한 번만 대화했어도 해결될 오해를 여러 회차에 걸쳐 引끌면서 감정적 피로감이 누적됐습니다. 이 부분은 저처럼 지독한 소통 부재 연애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더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입니다.

그래도 후반부의 반전은 제대로 작동했습니다. 태아가 망가뜨리려 했던 상대가 사실 자신의 친부였다는 반전은 단순히 '충격을 위한 설정'이 아니라, 태아가 14년간 조직의 명령에 따라 살아온 기계적인 삶의 비극성을 한꺼번에 압축하는 장치로 기능했습니다. 이 구성은 꽤 잘 짜인 내러티브 아이러니(narrative irony)라고 볼 수 있는데, 내러티브 아이러니란 인물이 알지 못하는 사실을 시청자만 알게 되는 구조로 긴장과 비극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서사 기법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 카드를 마지막 두 회에 집중 배치해 감정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장르물은 OST와 미장센이 감정을 얼마나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비 오는 결혼식 장면에서 하객 누구도 비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으며 웃는 마지막 장면은, 연출이 서사의 주제를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완성시킨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 장르 연구(출처: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감정의 상징적 해소가 시청자 만족도에 직결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데, 이 장면이 딱 그 역할을 했습니다.

참고로 넷플릭스 코리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멜로스릴러 장르 드라마는 2022년 이후 꾸준히 시청 비중이 상승하고 있습니다(출처: Netflix IR). 장르 혼합 자체가 낯선 시도가 아니라 이미 검증된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인데, 그 점에서 이 드라마는 흐름을 잘 탄 작품이기도 합니다.

요약: 멜로와 스릴러의 균형은 초반과 후반에서 잘 작동했지만, 중반부의 반복적 소통 부재는 감정 피로를 유발하는 아쉬운 지점으로 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런 엿같은 사랑 결말이 해피엔딩인가요?

A. 해피엔딩입니다. 백상길이 자신의 친아들이 장태아임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이 종결되고, 이후 태아와 지원은 결혼합니다. 결혼식 날 비가 쏟아졌지만 아무도 피하지 않고 웃으며 맞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데, 태아에게 비가 불행의 상징에서 가장 행복한 날의 기억으로 완전히 뒤바뀌는 장면이라 감정적으로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Q. 장태아 직업이 조폭인데 고지원이 검사라는 설정이 억지스럽지 않나요?

A. 일반적으로 이런 설정은 개연성이 약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봤을 때는 두 사람이 15년에 걸쳐 세 번 교차하는 구조 덕분에 생각보다 납득이 됐습니다. 태아가 조직에 들어간 이유(할머니 수술비)와 나오고 싶었던 이유가 모두 설명되어 있어서 캐릭터 동기가 비교적 탄탄한 편입니다.

 

Q. 고지원이 기억을 되찾는 건 몇 회인가요?

A. 드라마 후반부, 지원이 미항선 안에서 부두에서 치솟는 화염을 보는 순간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돌아옵니다. 그 직후 서울중앙지검 검사 신분으로 현장에 나타나 백상길을 직접 체포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기억 회복과 사건 해결이 동시에 터지는 구조라 후반부 전개 속도가 빠르게 느껴집니다.

 

Q. 전체 회차가 몇 화이고 몰아보기 가능한가요?

A. 총 12회 구성입니다. 회차당 길이가 부담스럽지 않고, 매 회 마지막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장치가 꽤 잘 걸려 있어서 주말 하루 정도면 완주 가능합니다. 저도 처음 볼 생각 없이 1회만 틀었다가 결국 밤을 샜습니다.

 

결론

<이런 엿같은 사랑>은 제목의 거칠함과 달리, 생각보다 정교하게 감정선을 설계한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지독하게 소통이 안 됐던 지난 연애가 자꾸 겹쳐 보였는데, 그 불편함 덕분에 오히려 그 시절과 제대로 이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가 그런 역할을 해줄 때가 있더라고요.

멜로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과 감정을 동시에 원하는 분, 혹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버텼던 관계'를 한 번쯤 객관적으로 되짚고 싶은 분이라면 이 드라마가 꽤 유효한 선택이 될 겁니다. 다만 중반부의 반복적 갈등 구조는 각오하고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버티면 후반부가 충분히 보상해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FKOFmoyd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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