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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영화 엑시트 리뷰(청년백수, 클라이밍, 재난영화)

by noeuli 노을이 202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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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가 길어질수록 친척 모임이 두려워진다는 걸, 영화 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공감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재난 영화 *엑시트*는 유독가스 테러라는 절박한 설정 위에 '청년 백수'의 현실을 얹어, 저 같은 사람의 가슴을 정확히 겨눴습니다. 긴박한 탈출극인데 웃기고, 웃기는데 찡합니다. 이 조합이 어떻게 가능한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클라이밍으로 재난을 탈출한다는 발상, 현실적일까요?

주인공 주용남은 체격 좋은 청년이지만 취업에 계속 실패하며 공원 철봉으로 하루를 버팁니다. 그의 유일한 경력이라면 대학 시절 클라이밍 동아리의 에이스였다는 것. 사회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펙 취급받던 그 경험이, 유독가스 테러가 도심을 뒤덮는 순간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영화 속 가스 테러는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신종 유독가스가 도시 저층부부터 차오르는 설정 덕분에,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바로 여기서 클라이밍(climbing) 기술이 빛을 발합니다. 클라이밍이란 암벽이나 인공 구조물을 손발로 잡고 오르는 스포츠로, 상체 근력과 루트 파악 능력이 핵심입니다. 용남이 닫힌 옥상 문 앞에서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은, 이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탈출입니다.

클라이밍 동아리 후배이자 용남이 짝사랑했던 정의주도 같은 실력자입니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가 열린 구름 정원이라는 웨딩홀에서 둘이 우연히 재회하는 순간부터, 영화는 로맨스와 재난을 동시에 굴립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재회 타이밍이 작위적이지 않고 꽤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점이었습니다.

탈출 과정에서 쓰레기봉투로 임시 방독면을 만들고, 분필 가루(chalk)를 활용해 그립을 잡는 장면들은 클라이밍 특유의 생활 밀착형 소품 활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여기서 chalk란 클라이밍에서 손의 땀을 흡수해 마찰력을 높이는 탄산마그네슘 분말을 말합니다. 이런 세부 설정들이 쌓이면서 탈출 시퀀스에 현실감이 붙습니다. 실제로 국내 클라이밍 인구는 2019년 영화 개봉 당시 이미 수십만 명을 넘어섰고,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이후 그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출처: 국민체육진흥공단).

그렇다고 영화가 완전히 현실에 발을 딛고 있냐 하면, 솔직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로프 하나로 가로지르거나, 드론이 가스를 흩어주는 타이밍 같은 장면들은 만화적 허용(poetic license)에 상당히 기대고 있습니다. 만화적 허용이란 사실적으로는 불가능하더라도 극적 효과를 위해 관객이 묵인해 주는 연출 장치를 뜻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장치가 반복되다 보니, 초반부에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감이 조금씩 풀리는 감각이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이 부분에서 몰입이 한 차례 끊겼습니다.

  • 클라이밍 기술: 옥상 외벽 직등, 건물 간 로프 이동에 핵심적으로 활용
  • chalk(탄산마그네슘): 그립 강화용 소품으로 실제 클라이밍 필수품
  • 만화적 허용: 드론 가스 분산, 크레인 도약 등 후반부 연출의 핵심 장치
  • 방독면 정화통: 유해가스를 걸러주는 교체형 필터로, 영화에서는 하나만 남아 긴장을 높이는 소재로 활용
요약: 클라이밍 기술이 재난 탈출의 핵심 무기가 되는 설정은 신선하고 설득력 있지만, 후반부의 만화적 허용이 반복되며 현실감이 다소 희석됩니다.

 

청년 백수의 서러움, 재난 영화가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저도 취업 준비가 길어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명절마다 친척들이 "요즘 뭐 해?"라고 물으면 웃으며 넘기면서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괜히 무거웠습니다. 용남이 어머니 칠순 잔치 자리에서 불합격 소식을 듣고 혼자 구석에 앉아 있는 장면, 제가 직접 겪은 느낌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영화는 이 감정을 과장하거나 신파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용남의 상황을 보여주되 억지 눈물을 요구하지 않고, 그 무력감을 재난 상황 속 폭발적인 능력으로 역전시키는 방식을 택합니다. '쓸모없는 스펙'이 가장 쓸모 있는 무기가 되는 순간, 관객 입장에서는 통쾌함과 위로가 동시에 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난 영화에서 이런 감정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영화 속 서사 구조는 영웅 서사(hero's journey)와 맞닿아 있습니다. 영웅 서사란 평범한 인물이 위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이야기 구조로, 조지프 캠벨이 정리한 신화 문법에서 출발합니다. 용남은 사회적으로 낙오된 청년이 재난이라는 극단적 시험대에서 진짜 영웅이 되는 구조를 정확히 따릅니다. 이 구조가 현대 청년들의 정서와 맞물리며 8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KOBIS).

다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테러 범인의 동기나 가스의 출처 같은 사건의 배경이 너무 빠르게 생략됩니다. 재난의 원인이 설명되지 않으면 위기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 영화는 그 부분을 의도적으로 건너뛴 듯 보입니다. 오락성에 집중하는 전략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서스펜스(suspense)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서스펜스란 관객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긴장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원인이 불분명하면 위협의 실체감이 약해지고 긴장도 그만큼 옅어집니다.

용남과 의주가 자신들의 구조 기회를 포기하면서 학원에 갇힌 학생들을 먼저 헬기에 태우는 장면은, 영화의 유쾌한 톤 안에서 가장 진지한 순간입니다. 제가 이 장면에서 오히려 더 몰입했던 이유는, 코미디로 포장된 영화가 잠깐 마스크를 벗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짧은 순간이 영화 전체의 인상을 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약: 청년 백수의 현실을 재난으로 승화시킨 서사 구조가 강력한 공감과 위로를 만들지만, 테러 배경의 생략으로 인한 서스펜스 약화는 아쉬운 지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엑시트는 실제 클라이밍을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나요?

A.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클라이밍 용어나 기술을 몰라도 영화가 시각적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해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클라이밍을 전혀 모르는 분들이 탈출 장면에서 더 손에 땀을 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관심이 생기셨다면 한번 직접 클라이밍 센터에 가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Q. 엑시트에서 유독가스 테러의 원인이 밝혀지나요?

A. 영화는 테러 범인의 구체적인 동기나 가스의 성분을 상세히 다루지 않습니다. 재난의 배경보다 탈출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춘 연출 선택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보는 분에 따라 개운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저도 그 아쉬움은 공감합니다.

 

Q. 엑시트는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인가요?

A.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어두운 연출이나 과도한 폭력 없이 유쾌한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재난 영화 특유의 긴박함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족 단위로 보기에 무난한 편입니다. 어머니 칠순 잔치를 배경으로 한 설정 덕분에 부모님과 함께 보면 공감 포인트가 하나 더 생길 수도 있습니다.

 

Q. 영화 엑시트의 결말은 어떻게 되나요?

A. 영화는 용남과 의주의 생존 여부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은 채 끝납니다. 열린 결말 방식으로, 관객이 직접 상상하고 채워야 하는 여지를 남깁니다. 보고 나서 여운이 꽤 길게 남는 편입니다.

 

결론

*엑시트*는 재난 영화이기 이전에, 지금 이 시대를 버티고 있는 청년들을 향한 응원가에 가깝습니다. 취업에 실패하고, 잔칫자리에서 어색하게 웃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가 단순한 오락물 이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다만 재난 서사의 무게감이나 서스펜스보다 유쾌한 해학에 더 많은 무게를 둔 영화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클라이밍 탈출극의 속도감과 웃음을 원하는 분들께는 강하게 권하고 싶고, 치밀한 재난 스릴러를 기대하는 분들께는 기대치를 조금 조정하고 보시길 권합니다. 어떤 쪽이든, 보고 나서 "내가 가진 게 언젠가는 쓸모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잠깐이라도 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할 일을 다 한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62_wcvS8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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