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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스파이더맨 노웨이홈(멀티버스, 세컨드찬스, 성장서사)

by noeuli 노을이 202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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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누적 관객 19억 달러.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이자, MCU 단독 히어로 영화 중 어벤져스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페이즈 4 들어서 이터널스와 샹치를 연달아 보며 마블에 대한 기대치가 꽤 낮아져 있던 터라, 영화관 자리에 앉으면서도 반신반의했거든요.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멀티버스가 열었지만, 서사가 받쳐줬다

멀티버스(Multiverse)란 하나의 우주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선과 현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다른 버전의 세계가 무한히 존재하고 그 사이의 벽이 무너지면 다른 우주의 인물들이 이쪽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설정이죠. 이 영화는 바로 그 구조를 이용해 역대 스파이더맨 영화의 악당들과 전임 스파이더맨들을 한 화면에 불러모았습니다.

이런 방식을 팬서비스(Fan Service)라고 부릅니다. 팬서비스란 원작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익숙한 캐릭터나 장면을 재등장시키는 연출 전략을 말합니다.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등장하는 순간 극장에서 박수가 터졌다는 걸 실제로 시사회에서 확인했는데, 이 장면이 단순한 깜짝 등장으로 끝났다면 영화 자체의 평가는 분명 달랐을 겁니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팬서비스에 기대면서도 그것에 잡아먹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토비와 앤드류는 어디까지나 조력자로 기능하고, 이야기의 주축은 일관되게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에게 있습니다. 토비가 아직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톰의 피터를 말리는 장면, 앤드류가 추락하는 MJ를 잡아주는 장면은 각자의 세계에서 겪어온 비극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직접 두 번 봤는데, 두 번 다 앤드류의 표정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시나리오의 핵심 동기에 대해서는 저도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피터가 정체 노출이라는 개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마법을 요청하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이를 허락하는 과정은 두 캐릭터 모두의 판단력을 지나치게 희생시켰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의견에 꽤 동의합니다. 다만 고등학생이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는 점과 닥터 스트레인지의 허당 기질은 전작에서도 암시된 설정이라, 완전히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 멀티버스 설정을 통해 샘 레이미, 마크 웹, MCU 세 시리즈의 빌런과 스파이더맨을 동시에 소환
  • 닥터 옥토퍼스, 그린 고블린, 일렉트로, 샌드맨, 리저드 등 역대 주요 빌런 재등장
  • 팬서비스가 서사의 주인공을 덮지 않고 조력자 역할로 절제된 점이 핵심
  • 초반 개연성 문제(닥터 스트레인지의 허술한 판단)는 영화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
요약: 멀티버스라는 전문적 설정을 팬서비스에만 소비하지 않고 피터 파커의 성장서사를 중심에 세운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세컨드 찬스, 그리고 진짜 어른이 되는 이야기

이 영화의 테마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 즉 두 번째 기회입니다. 여기서 세컨드 찬스란 단순한 재도전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비극적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들에게 다른 선택지를 열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터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넘어온 악당들을 되돌려 보내는 대신 치유하려 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대로 "그들의 죽음은 운명"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피터 나름의 저항이죠.

저는 이 지점에서 영화가 단순한 히어로 액션을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돌아가서 바꾸고 싶은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저 역시 한때 잘못된 판단으로 오래 자책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결국 주변 사람들이었습니다. 삼 스파이더맨이 모여 서로의 상처를 나누는 장면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은 건 그래서였습니다.

성장서사(Coming-of-Age Narrative)라는 측면에서도 이 영화는 3부작의 마무리로서 꽤 잘 짜여 있습니다. 성장서사란 주인공이 시련과 선택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이야기 구조를 말합니다. 홈커밍이 홈커밍 파티를, 파 프롬 홈이 수학여행을 배경으로 삼았다면 노 웨이 홈은 대학 입시와 졸업, 홀로서기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저는 이 구조가 단순히 설정 변화가 아니라 의도된 성장의 궤도라는 점에서 감탄했습니다.
<br">"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대사는 이 영화에서 메이 숙모의 입을 통해 나옵니다. 이 말이 나오기 전과 후의 톰 홀랜드 피터는 확연히 다른 사람입니다. 메이를 눈앞에서 잃고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울부짖는 장면에서 슈퍼히어로의 갑옷은 완전히 벗겨지고 그냥 한 명의 고등학생만 남았습니다. 제가 직접 그 장면을 보면서 가슴이 조여드는 느낌이 들었고, 톰 홀랜드가 이렇게 좋은 배우였나 새삼 다시 봤습니다.

윌렘 대포의 그린 고블린 연기는 별도로 언급해야 할 수준이었습니다. 조커 이후 이 정도 수위의 빌런 연기를 본 적이 없다고 느꼈는데, 피터에게 얻어맞으면서도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피터가 이 적을 상대로 정말 이길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불안감을 주더군요. 그 카리스마의 압도적인 밀도만큼은 제 경험상 최근 MCU에서 가장 강렬했습니다.

다만 리저드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 사실상 존재감 없이 소비되었다고 봅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원작에서도 빌런으로서 깊이가 약했던 편인데, 노 웨이 홈에서는 대사도 서사도 거의 없이 넘어갔습니다. 다섯 빌런을 한 화면에 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겠지만, 아쉬운 지점인 건 사실입니다.

한편 MCU 세계관에서 스파이더맨의 향후 행보에 대해 마블 공식 채널(출처: Marvel.com)은 심비오트 관련 복선을 포함한 후속 전개를 시사하고 있으며, 박스오피스 분석 매체 박스오피스 모조(출처: Box Office Mojo)에 따르면 노 웨이 홈은 팬데믹 이후 극장가 회복의 분수령이 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요약: 세컨드 찬스라는 테마 위에서 피터 파커의 성장서사가 완성되며, 이 영화는 단순한 이벤트 영화를 넘어 3부작의 필연적 결론으로 기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전편 안 보고 봐도 괜찮나요?

A. 파 프롬 홈의 엔딩 장면을 최소한 알고 가는 게 좋습니다. 노 웨이 홈은 그 직후 상황에서 바로 시작하기 때문에, 미스테리오 사건의 맥락을 모르면 초반 30분이 다소 정신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샘 레이미와 마크 웹 시리즈를 알고 있다면 감동이 배가 되지만, 몰라도 이야기 자체를 따라가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Q.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실제로 많이 나오나요?

A. 분량만 따지면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고, 영화 전체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톰 홀랜드의 피터입니다. 두 사람이 메인을 압도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는데, 제가 직접 보니 둘 다 조력자 역할을 충실하게 지켰고 오히려 그 절제 덕분에 등장 장면의 감동이 더 컸습니다.

 

Q. 이 영화가 스파이더맨 4편으로 이어지나요?

A. 쿠키 영상에서 심비오트 관련 복선이 등장해 MCU 내 스파이더맨 서사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제목이나 개봉 일정은 아직 공식 확정된 바 없으므로, 속단하기보다는 마블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정확합니다.

 

Q.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토퍼스 중 누가 더 강하게 느껴지나요?

A. 스펙상의 강함은 닥터 옥토퍼스가 일렉트로를 제압하는 장면에서 인상적으로 드러났지만, 관객에게 실질적인 공포감을 준 것은 단연 그린 고블린이었습니다. 윌렘 대포의 연기가 캐릭터의 위협감을 수치 이상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저도 그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결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20년간의 스파이더맨 영화를 한 자리에서 되짚는 헌사이면서, 동시에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를 비로소 '진짜 스파이더맨'으로 완성시킨 작품입니다. 멀티버스라는 거대한 장치를 쓰면서도 성장서사의 중심을 잃지 않았고, 세컨드 찬스라는 테마를 통해 악당과 히어로 모두에게 인간적인 깊이를 부여했습니다.

초반 개연성 문제나 리저드의 소외된 분량처럼 아쉬운 지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결점을 짚어내는 것이 사소하게 느껴질 만큼, 이 영화가 주는 감정의 총량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아직 못 보셨다면 가능하면 전임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간단히라도 훑고 보시길 권합니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지는 영화이거든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_lc3e4kk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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