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드라마 리뷰

드라마 시지프스 : the myth 리뷰(세계관, 타임슬립, 운명)

by noeuli 노을이 2026. 9. 19.
반응형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제자리인 것 같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우연히 틀어놓은 드라마 한 편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 JTBC <시지프스: the myth>는 그리스 신화의 비극적 굴레를 SF 타임슬립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직접 시청해보니 단순한 장르물이 아니라 반복되는 고난 앞에서 선택의 의미를 묻는 드라마였습니다.

 

끝없는 굴레를 설계한 세계관, 그 배경

드라마는 천재 공학자 한태술과 그를 지키러 과거로 온 여자 서해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첫 화에서 비행기 결함을 맨손으로 수리하는 장면을 보자마자, 저는 '이 사람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극 중 한태술은 과학계에서도 손꼽히는 명성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고, 그 기지가 위기 상황마다 극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세계관의 핵심 장치는 '업로드(Upload)'입니다. 여기서 업로드란 미래의 인물이 특정 장치를 통해 현재 시점으로 육체를 전송해 오는 타임슬립 메커니즘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다시 미래로 돌아가는 과정은 '다운로드(Download)'라 불리는데, 이 과정에는 목숨을 위협하는 높은 위험성이 따릅니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이 두 개념이 서사 전체를 지탱하는 중심축으로 작동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형제 관계의 설정입니다. 한태술의 형 한태산은 희생적인 뒷바라지로 동생을 키워냈지만, 그 사이에는 갈등과 오해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어린 시절 회상 장면들이 조각처럼 이어지면서, 형제 서사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 전체의 정서적 토대가 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업로드: 미래인이 현재로 육체를 전송하는 타임슬립 메커니즘
  • 다운로드: 미래로 귀환하는 역방향 과정, 생명 위협 수반
  • 단속국: 불법 미래인 유입을 관리·통제하는 기관
  • 박사장: 미래인에게 불법 업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인물
요약: 업로드·다운로드라는 독자적인 타임슬립 법칙 위에 형제 서사와 음모론이 얹힌 것이 이 드라마 세계관의 뼈대입니다.

 

타임슬립의 법칙, 설레고 또 아쉬웠던 것들

제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집중해서 봤던 부분은 인과율(Causality) 처리 방식입니다. 인과율이란 원인과 결과의 시간적 선후 관계, 즉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달라지는가'의 문제입니다. 타임슬립 장르에서 이걸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서사의 단단함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저는 초반부터 이 드라마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눈여겨봤습니다.

미래인들이 과거로 넘어오는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공통된 배경은 핵 공격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래입니다. 그 비극을 막거나 살아남기 위해 현재로 온다는 설정은 묵직했습니다. 특히 한태술이 과거로 오게 된 이유와 '시그마'라는 인물의 음모가 맞물리는 후반부 구조는 꽤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시그마(Sigma)는 극 전체의 숨겨진 악역으로,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거대한 음모의 설계자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첫 몇 화만 봤을 때는 전형적인 히어로물 구조라 생각했는데, 중반 이후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단속국의 역할, 박사장의 정체, 업로드 설계도와 금고 열쇠를 둘러싼 권력 다툼이 복합적으로 펼쳐졌습니다. 출처: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장르 분류 기준으로도 이 드라마는 SF와 스릴러, 멜로가 혼합된 복합 장르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시간선 설정이 확장될수록 인과관계의 허점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건은 과거 개입으로 바뀌고, 어떤 사건은 운명처럼 고정되는데, 그 기준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보는 내내 "왜 이 사건은 바꿀 수 있고 저 사건은 안 되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액션 씬의 CG 완성도도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비행기 추락 장면이나 초능력적 현상 연출에서 어색한 합성이 종종 눈에 들어왔고, 긴박해야 할 순간에 오히려 긴장감이 풀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출처: KBS 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도 방영 당시 CG 품질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요약: 인과율과 시그마 음모의 구조는 정교했지만, 시간선 법칙의 일관성 부족과 CG 한계가 몰입을 끊는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운명이라는 굴레 앞에서, 이 드라마가 남긴 것

제가 직접 시청해보면서 가장 오래 남았던 건 결국 주인공들의 선택이었습니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들, 특히 한태술과 서해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반복해서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순간들이 그랬습니다.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걸음 같았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런 감각이 있었던 터라, 반복되는 비극적 운명에 굴하지 않고 또다시 선택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드라마의 완성도와 별개로, 이 서사가 던지는 질문만큼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스(Sisyphus)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시지프스란 신들에게 벌을 받아 영원히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하지만, 정상에 닿는 순간 다시 굴러 내려오는 형벌을 받은 인물입니다. 결과가 정해진 반복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역설인데, 이 드라마는 그 신화의 구조를 SF 서사로 정직하게 옮겨왔습니다.

연출의 허점이 뼈아프게 작용한 건 사실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그 빈틈을 상당 부분 채웠습니다. 조승우가 연기하는 한태술은 천재적인 두뇌와 내면의 상처를 동시에 지닌 인물로, 유독 감정이 억눌린 장면에서 더 강하게 전달되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제 경험상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세계관보다 배우인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이 딱 그랬습니다.

요약: 연출 허점에도 불구하고 시지프스 신화의 구조를 진지하게 서사화한 시도와 배우들의 연기가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지프스 the myth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2021년 JTBC에서 방영된 작품으로, 현재는 넷플릭스와 JTBC 공식 VOD 서비스를 통해 시청이 가능합니다. 플랫폼별 제공 여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직접 확인해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Q. 타임슬립 드라마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나요?

A. 제가 직접 시청해봤을 때, 초반부는 배경 설명이 친절한 편이라 타임슬립 장르에 익숙하지 않아도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중반 이후 시간선이 복잡해지면서 인과관계를 꼼꼼히 따지기 시작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스토리보다 캐릭터 감정에 집중하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Q. 드라마 결말이 해피엔딩인가요?

A.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해서 말씀드리면, 열린 결말에 가깝습니다. 모든 갈등이 깔끔하게 봉합되기보다는 '그럼에도 계속 선택하고 나아간다'는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시지프스 신화의 구조 자체가 그런 만큼, 결말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Q. 시지프스 신화랑 드라마 내용이 실제로 연결되나요?

A. 직접 보면서 그 연결이 생각보다 촘촘하다고 느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와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 결과가 정해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주인공의 행동 방식이 시지프스 신화의 핵심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목이 단순한 이름 차용이 아니라 서사 전체의 설계 원리로 작동합니다.

 

결론

<시지프스: the myth>는 참신한 전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작해서, 세계관 개연성과 CG 완성도라는 벽에 부딪힌 작품입니다. 제 경우엔 연출의 허점을 알면서도 끝까지 보게 됐는데, 결국 그 이유는 서사가 던지는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결과가 보이는 싸움에서도 선택할 것인가'라는 화두는,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완성도 높은 SF를 기대하고 본다면 아쉬움이 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고난 속에서 사람이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그 선택 자체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한 작품입니다. 정리하면, 흠이 많지만 메시지는 진심인 드라마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w6Fd9qmcDc

반응형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