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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드라마 굿 파트너 리뷰(유책주의, 워맨스, 이혼소송)

by noeuli 노을이 202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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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의뢰인의 말을 믿지 않아도 이길 수 있을까요? 드라마 <굿파트너>를 보면서 저는 이 질문 앞에서 멈칫했습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과 신입 한유리가 맞부딪히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법정이라는 차가운 공간 안에서 인간의 민낯이 얼마나 적나라하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줬습니다. 본방사수하며 매회 가슴 졸였던 그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유책주의 원칙과 이혼소송의 현실

드라마 초반, 신입 변호사 한유리가 자신 있게 꺼내든 카드는 유책주의 원칙이었습니다. 여기서 유책주의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외도를 한쪽에서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법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잘못한 사람이 먼저 "헤어지자"라고 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한유리는 이걸 근거로 첫 의뢰인 박종식의 사건에서 원고 청구 기각을 자신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법정이라는 공간은 원칙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드라마는 끝내 보여줬습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선배 변호사 은경의 태도였습니다. 그녀는 의뢰인의 말이 1%라도 진실일 가능성을 붙들라고 조언했습니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이른바 대리인 의무(Fiduciary Duty)의 본질을 짚은 말이었는데요. 여기서 대리인 의무란 변호사가 개인적인 판단이나 감정을 제쳐두고 오로지 의뢰인의 법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수행해야 하는 윤리적 책무를 뜻합니다.

첫 재판에서 원고 측이 성적 의미의 초성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유리의 변론은 위기를 맞습니다. 그럼에도 반전이 찾아옵니다. 원고 측이 제출한 녹취록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무효 처리된 것입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이란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나 통화를 녹음·녹취한 내용을 법적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법입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반전 하나가 재판의 흐름을 통째로 바꿨고, 결국 박종식은 승소했습니다.

이 사건이 저한테 남긴 여운은 단순히 '이겼다'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신입 시절 사수를 믿지 못하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그 경험이 겹쳐 보였거든요. 유리가 은경의 조언을 반신반의하면서도 끝까지 따라간 장면에서, 그때 제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

  • 유책주의 원칙: 혼인 파탄의 책임자는 이혼을 먼저 청구할 수 없음
  • 통신비밀보호법: 동의 없는 녹취는 법적 증거로 인정되지 않음
  • 대리인 의무: 변호사는 개인 감정이 아닌 의뢰인 이익을 최우선해야 함
  • 박종식 사건: 원고 청구 기각, 소송 비용 원고 부담으로 피고 측 완승
요약: 유책주의와 통신비밀보호법이 교차하는 첫 사건에서, 한유리는 법 원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온몸으로 배웁니다.

 

워맨스의 온도, 차은경과 한유리의 성장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차은경은 냉혹한 현실주의자였고, 한유리는 이상주의로 똘똘 뭉친 신입이었습니다. 둘이 끝내 부딪히다 나뒤집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 충돌이 쌓이면서 오히려 서로를 성장시키는 워맨스로 발전했습니다. 여기서 워맨스(Womance)란 두 여성 인물 사이의 돈독한 연대와 우정을 뜻하는 서사 장치로, 최근 국내 드라마에서 로맨스 못지않게 주목받는 콘텐츠 문법입니다.

두 번째 사건인 VIP 의뢰인 김민정의 이혼소송에서 이 간극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재산분할(Property Division)이란 이혼 시 혼인 기간 동안 형성한 공동 재산을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인데, 이 사건에서는 남편 측이 모든 자녀를 직접 양육하는 조건으로 아내에게 20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김민정은 결국 20억 원을 선택하고 양육권을 포기했습니다.

유리는 이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자신의 경험을 꺼내며, 아이들에게 어머니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역설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감정적 확신은 종종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드라마는 그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은경은 의뢰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임을 거듭 강조했고, 유리는 결국 자신의 감정적 판단에 대해 사과하며 한 걸음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반전은 합의 이후에 왔습니다. 은경은 김민정이 아이들을 버린 게 아니라 잠시 맡긴 것이라고 예측했고, 아빠가 감당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결국 엄마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이 유리의 감정적 확신보다 더 아이들의 미래를 길게 내다본 판단이었다는 게, 저는 나중에야 실감됐습니다. 사수의 조언이 처음엔 냉정해 보여도 결국 더 깊은 통찰이었다는 걸 저도 회사 생활에서 한참 뒤에 알았으니까요.

드라마 후반에 유리는 야근 중 은경의 남편 김지상이 다른 여성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외도 사실을 알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두고 고뇌하는 유리의 장면은, 법과 인간관계 사이에서 어디까지가 변호사의 역할인지를 질문하는 드라마 전체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이혼 사건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원인인 경우는 전체의 약 43.8%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드라마가 단순한 법정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실제 단면을 담아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요약: 차은경과 한유리의 가치관 충돌은 결국 서로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워맨스 서사로 완성되며, 드라마 전체의 감정적 중심을 이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굿파트너는 실제 이혼 소송 과정을 정확하게 반영하나요?

A. 드라마 특성상 극적인 연출이 가미되어 있지만, 유책주의 원칙이나 통신비밀보호법, 재산분할 같은 핵심 법리는 실제 이혼소송에서도 중요하게 적용되는 개념들입니다. 제가 보기엔 법정 절차의 큰 흐름은 꽤 현실적으로 묘사된 편이었습니다. 다만 사건 해결 속도는 실제보다 훨씬 빠르게 그려졌습니다.

 

Q. 굿파트너에서 차은경 캐릭터가 왜 인기인가요?

A. 17년 경력의 이혼 전문 변호사로 1,500억 원 규모의 항소심을 승소로 이끈 인물이라는 설정 자체가 강렬합니다. 냉철하고 현실적이면서도 신입 한유리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이 입체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단순한 능력자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공감을 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Q. 이혼소송에서 녹취록이 증거로 안 되는 경우가 있나요?

A. 드라마에서도 다룬 것처럼,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 녹음한 내용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 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화의 당사자 중 한 명이 직접 녹음한 경우에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도 있어,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굿파트너 후반부가 아쉽다는 평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초반의 신선한 사건 해결 방식이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선 위주로 흘렀고, 일부 장면은 개연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매력이 그 빈자리를 상당 부분 채워줬다고 봅니다. 완벽한 드라마는 아니지만, 올해 가장 오래 생각나는 작품인 건 분명했습니다.

 

결론

드라마 <굿파트너>는 이혼소송이라는 소재를 통해 법과 감정, 원칙과 현실이 어떻게 충돌하고 조율되는지를 꽤 정교하게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유책주의, 재산분할, 대리인 의무 같은 법률 개념들이 딱딱한 설명 없이 사건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서, 저는 내내 몰입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차은경과 한유리의 워맨스는 단순한 멘토·멘티 관계를 넘어, 서로 다른 가치관이 부딪히며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던 사수와의 갈등과 성장이 겹쳐 보였기에, 이 드라마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굿파트너가 궁금하다면, 1화부터 차분히 보시길 권합니다. 법정 드라마를 낯설게 느끼던 저도 첫 회만에 완전히 빠졌으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qDkmmmAz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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